Monday, January 26, 2015

 
 
아이에게 매를 드는 부모의 모습, 학생에게 회초리를 드는 선생의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은 문화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 세대들은 대다수가 어린 시절, 집 또는 학교에서 체벌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때리고 맞는 모습을 바라본 경험이 있을 것이며, 지금은 우리 손으로 아이들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직접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베트남에서 이민 온 사 남매가 장남이 휘두른 대나무 회초리에 군데군데 멍이 든 상태로 우리 시설로 옮겨져 왔다. 아직 초등학생들인 동생들에 비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큰형은 엄마를 대신해 매를 든다고 한다. 집이 무서워서 큰형, 큰 오빠한데 매 맞는 게 무서워서 학교에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는 아이들…….
 
혹독한 체벌을 최대한 피해 가기 위해 비굴하리만큼 사람의 비위를 맞추며 사는 것에 익숙해진 D와, 그런 누나를 보고 자연스럽게 아픔과 슬픔은 속으로 조용히 삭이는 것이라고 몸소 배운 L과, 어딘가 숨어야만 안전하다는 것이 잠재의식 속에 꾸준히 존재하는 A와, 얼떨결에 이곳으로 옮겨진 이제 막 6개월 된 E.

아이들과 상담을 하는 내내 나는 다시금 체벌의 부당함에 치를 떨었다. 힘과 권위를 먼저 내 세운 사람이 자기보다 힘이 약하고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매를 드는 것은 윤리적인 면에서도 타당치 못하다. 적어도 내 견해는 그렇다. 그것도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을 매로 다스린다는 것은 치졸한 성인의 화풀이 방법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에게 매를 들기 전에 몇 번이나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였는가?

과연 체벌만이 훈육의 방법이어야 하는 이유를 아이와 자신에게 올곧게 설명하고 납득시킬 수 있는가?

회초리의 미화된 상징성을 내세워 '사랑의 매'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았는가?

결국은 누구를 위한 ‘매’ 인가?

잘못한 아이를 뉘우치기 위해 든 회초리인가?

아니면 아이의 잘못에 대한 자신의 화풀이 수단으로서의 ‘매’ 인가?

아이의 멍든 종아리를 보고, "때리는 부모 마음은, 매를 드는 선생님 마음은 더 아프단다."라고 너무 쉽게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비굴함을 보이지 않았는가?
 
떨리는 아이의 눈망울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일부러 외면했는가?

매를 들기 전에 아이의 손을 잡아 본 적이 있는가?

뜨거운 가슴으로 아이를 안아본 적이 있는가?

아이의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준 적이 있는가?

진정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적이 있는가?

아이를 사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