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17, 2016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폭폭 눈이 나린다       
 
나탸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폭폭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폭폭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폭폭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폭폭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