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0, 2014
보고싶은 아가에게
여름의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말에 우리 식구는 한국에 다녀왔단다. 아빠의 출장으로 같이 떠난 여행이지만 며칠 동안 엄마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집에서 편하게 쉴 수도 있었고, 몸이 많이 편찮으신 아빠의 할머니를 뵈러 부산에 다녀오기도 했단다. 아가가 배에서 너무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었지만, 아빠를 닮았는지 다행히 아가는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엄마는 안심했어.
그 대신 요즘 엄마는 조금만 걸어 다녀도, 오래 한 곳에 앉아 있어도 다리가 자꾸만 코끼리처럼 부어서 너무나 창피하단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아빠랑 같이 앉아있는데 다리가 너무 많이 부어서 신발이 맞지 않을 정도였거든. 엄마의 모든 발가락들은 뚱뚱한 애벌레처럼 부풀어 올랐고. 아빠가 마사지를 해 주셨는데도 좀처럼 부기가 가라앉지를 않더구나. 솔직히 그렇게 못생겨진 발을 보니까 엄마 속이 많이 상했었어. 하지만 그 후로 2-3일 충분히 잠을 자고 나니까, 그제야 붓기가 가라앉아서 뼈도 보이는 것 같더구나. 아이고... 참... 별일이 다 있어요. 아가야, 너도 엄마가 되면 지금 엄마가 하고 있는 말들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을 거야.
오늘은 럴러바이랑 키키의 이야기를 해줄게. 엄마한테는 아주 착하고 예쁜 야옹이가 두 마리 있거든. 큰 야옹이가 럴러바이, 작은 야옹이가 키키야. 럴러바이는 엄마가 대학교 다닐 때 근처에 있는 SPCA에서 입양을 해서 데려와 키운 야옹이고, 키키는 그 후 6개월 정도 있다가 엄마가 살던 아파트 뒤편 호숫가에 혼자 슬프게 앉아 있던 야옹이를 데려다가 키우게 된 거야. 우연의 일치로 두 마리 모두 검은색 고양이란다. 럴러바이는 꼬리도 길고 다리도 길고 몸도 아주 늘씬하면서 똑똑하고 깔끔한 야옹이로 자랐고, 키키는 꼬리도 짧고 다리도 짧고 몸도 작고 통통한 귀염둥이로 자랐어. 아마 아가가 눈을 뜨고 우리와 인사하는 날, 럴러바이랑 키키도 거기에 있을 거야. 엄마가 요즈음 빗질해 주면서 두 야옹이한데 우리 아가가 집에 오면 잘 해주라고 교육을 단단히 시키고 있는 중이니까 아마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라고 엄마는 믿어.
우리 예쁜 아가야,
아가가 생기면 허리도 아프고, 몸도 무거워서 많이 불편해진다고 했는데, 엄마는 아가가 뱃속에서 자라게 되면서 평소에 아팠던 허리도 안 아프게 되었고, 몸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아. 아가의 탄생과 함께 엄마에게 건강을 선물해 주려고 그러나 봐. 착한 아가야. 여름은 이제 곧 우리 곁을 떠나고 몇 주만 지나면 9월이고 가을이 시작될 거고. 그러면 우리의 만남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지. 엄마, 아빠 얼굴 보고 싶니? 하지만 우리가 아가를 보고 싶은 만큼은 아닐 거야. 엄마와 아빠는 건강한 모습의 아가를 안아볼 수 있을 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건강히 예쁘게 자라주렴...
사랑해 아가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