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0, 2014

사랑스러운 아가에게



오늘은 6월 21일이고, 아빠랑 엄마는 오늘 밤 11시 30분부터 있게 될 월드컵 8강 한국 게임을 시청하려고 벌써 긴장하고 있단다. 오전 10시에 OB SCAN을 하러 초음파실에 갔을 때, 꼭 아가의 성별을 미리 알려 달라고 의사 선생님께 부탁드렸어. 엄마도 아빠도 아가를 위한 예쁜 이름과 새 가족을 맞을 준비를 함께 하고 싶었으니까.

아가야, 엄마의 예쁜 아가야!

엄마랑 아빠가 지금 와서 비밀을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를 너무나 갖고 싶었거든. 그런데 오늘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딸이라고 전해 들으니까 너무 좋아서 엄마 입이 귀에 걸릴 것만 같았어. 고마워 아가야. 엄마가 앞으로는 더욱 예쁜 것을 보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아가를 지켜줄게. 우리 아가가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진 귀여운 여자아이가 될 수 있도록 많이 웃고, 마음도 부드럽게, 생각도 밝게, 아빠와 함께 더 많이 노력할게.

우리 아가가 이 세상에 첫눈을 뜨는 날, 29년 전 할머니께서 느꼈던 그런 기쁨을 이 엄마도 너를 안고 느끼고 싶구나. 오늘은 잔뜩 날씨가 흐렸지만, 엄마의 마음은 활짝 개었어. 서울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너무나 좋아하실 거야. 착하고 예쁜 손녀를 원하셨으니까. 우리 아가는 태어날 때부터, 아니 엄마 뱃속에 찾아오는 순간부터 여러 사람에게 큰 행복을 나누어 주는구나. 예쁜 우리 아가.

오늘 아빠는 San Jose에 중요한 미팅이 9시부터 있어서 함께 검사실에 올 수가 없었지만, 지금 회의 끝나고 바로 오시는 중이래. 아빠한데는 아직 아가가 딸이라고 이야기 안 했거든. 그랬더니 지금쯤 아빠는 잔뜩 궁금해하며 이리로 달려오시고 계시 단다. 아빠는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sweet 한 아빠가 될 거야. 특히 우리 딸에게는 너무너무 사랑이 많고 언제든지 아가를 보호해 줄 수 있는 큰 바다같은 산같은 아빠가 되어 줄 거야. 우리 아가는 참 좋겠다.


엄마는 벌써 아가 이름도 생각해 놨는데, 아빠 의견도 들어 보고, 한국에 계신 가족분들 말씀도 들어보고, 우리 아주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하자. 알았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행복한 것은 아가가 아주 건강하고 활달하게 엄마 배 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거야. 의사 선생님께서도 너무나 건강한 아이라며 또 사진 찍기도 좋다면서 아주 많이 칭찬해 주셨어.

근데 아가야, 엄마는 아빠를 보면 눈물이 날것 같아. 너무 기뻐서. 아빠도 얼마나 좋아할까. 신 나지? 엄마에게 오늘은 정말 너무너무 행복한 날이야. 빨리 집에 가서 초음파 사진을 스캔해서 한국에 보내드려야겠다. 이제는 엄마가 마음 편하게 가지고 많은 음악과 책 읽는 소리를 들려줄게. 정말 엄마 목소리가 들리니?


엄마는 너를 빨리 품에 안아주고 싶고,
꼼지락거리는 발가락, 손가락에 입 맞추고 싶고,
솜털 같은 머리카락에 얼굴을 비벼보고 싶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엄마의 얼굴을 비춰보고 싶고,
작은 입술을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어루만져보고 싶고,
보드라운 볼에 매일매일 입 맞추고 싶어.

엄마의 소중한 아가야, 건강하게 지금처럼 무럭무럭 자라서 엄마랑 아빠랑 웃는 얼굴로 만나기로 하자.

너무나 보고 싶지만 조금만 참자.

사랑해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