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0, 2014

별을 쳐다보며

 
 
<별을 쳐다보며>

나무가 항시 하늘로 향하듯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 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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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야,

이제 날씨가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해주는구나. 올봄은 정말 아주 늦게 늦게 오더니, 머지않아 여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오겠지? 겨우내 거실 창가에 우두커니 서 있던 천체 망원경을 이제 다시 꺼내, 고요한 밤중에 우리끼리 달과 별을 바라볼 수 있는 계절이 찾아왔음에 엄마는 또 가슴이 설렌다. 랄라도 어려서부터 별 보는 거 좋아했었지?

이 詩 또한 엄마의 첫사랑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를 쓰신 노천명 (1911.9.1 - 1957.6.16) 시인의 작품이란다.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에서 쉽게 쓰이는 어휘를 가지고 평범하게 써 내려간 이 작품은, 오히려 그런 이유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좀 더 詩를 가까이 느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랄라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참 좋아하지? 랄라가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을 때는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누고 있을 때란다. 엄마는 그런 너의 모습을 지켜보며 랄라가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함께 성장해 가고 있음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

우리 랄라의 아주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자신을 누구와도 비교하는 법이 없다는 거란다. 랄라의 매사에 당당한 에너지 또한 친구들과의 비교를 멀리하는 너의 지혜 속에서 샘솟아 나는 거라고 엄마는 믿고 있단다. 그래서 우리 랄라가 나무처럼 굳건히 땅에 뿌리를 잘 내리고 자라고 있는 것 같아. 다행히 랄라에게는 밤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있으니 엄마는 정말 감사할 뿐이야.

이제는 곧 중학생이 될 랄라에게 엄마가 한 가지 당부해 주고 싶은 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라는 구절의 "우리"라는 단어가 주는 그 울림을 마음에 새겨두라는 거란다. 랄라 혼자 별을 쳐다보며 걷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랄라와 친구들 그리고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 그렇게 우리 모두가 함께 별을 쳐다보며 걸어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란다.

랄라는 친구들에 대한 신의가 각별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도 깊은 아이니까, 엄마가 지금 한 말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그리고 저 밤 하늘에는 랄라 혼자 보기에는 너무도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이 세상의 행복도 그렇게 셀 수 없이 많아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가진다고 해서 너의 몫이 줄어드는 건 아닌 것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