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0, 2014

랄라는 여섯 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우리 랄라에게

랄라의 여섯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어느새 랄라가 아름다운 세상과 인사를 나눈지 꼬박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 엄마는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랄라와 함께 한 6년은 엄마에게 매일 선물과도 같은 하루였었어. 물론 때로는 랄라가 말썽도 피우고, 엄마 말도 안 듣고, 엄마의 체력과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기도 했지만, 어느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흔들린 적은 없단다. 참 이상하지? 엄마는 랄라를 사랑하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순수한 사랑을 느껴본 거 같아. 그래서 랄라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랄라가 엄마의 딸로 태어나줘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로 엄마 곁에 있어줘서, 이기적이었던 엄마가 누군가를 끔찍이 사랑하는 소중한 경험을 해보게 되었으니까.

지난주 일요일 랄라가 친구 생일파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엄마와 아빠는 따스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Los Gatos 시내를 거닐었단다. 엄마가 Children’s Shelter에서 일하는 동안 랄라가 아빠랑 몇 번 들른 적이 있다는 Los Gatos 공원 앞의 아늑한 도서관도 구경할 수 있었지. 정말 아담하고 아늑한 공간이더구나. 다음에는 엄마도 같이 갈게. 그날 오후 엄마는 오랜만에 아빠랑 여유로운 데이트도 하고, 길을 거닐면서 미래를 계획하기도 하고, 우리의 꿈을 이야기하기도 했단다.

근데 랄라야. 엄마랑 아빠가 가장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화제는 우리 랄라에 대한 이야기야. 랄라를 생각하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언제나 엄마 아빠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눈을 크게 뜨고 서로의 대화에 몰두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어. 신기하지? 오늘 랄라는 여섯 살이 되지만, 언제 가는 우리 랄라가 열여섯 살이 될 것도 알기에, 엄마랑 아빠는 쉬지 않고 랄라의 성장과 랄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구나.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랄라를 떠올릴 때마다 우리 아가의 건강과 해맑은 웃음에 다시 한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단다. 그리고 랄라만이 가진 독특함과 창의성 그리고 사랑스러움에도 엄마 아빠는감사해하고 있단다.

오늘 밤 랄라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엄마가 랄라한데 물어봤잖아. 우리 랄라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느냐고, 랄라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모두 다 느끼고 있다고 말해주었지. 그 말을 들으니까 엄마 눈에 눈물이 핑 도는 거야. 왜 그랬을까? 아까 엄마가 말했듯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벅차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은 생전 처음이구나. 솔직히 말하면 랄라야. 엄마는 랄라에 대한 사랑이 하루하루 커져만 가거든. 사람들은 사랑은 자로 재거나 무게를 측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엄마는 매일 느낄 수 있단다. 우리 랄라를 향한 마음이 쑥쑥 자라고 있다는 거.

사랑하는 랄라야.

지난번 생일에도 말했듯이 올해도 크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없구나. 엄마의 바람은 그냥 랄라가 지금처럼 자연을 사랑하고, 친구를 배려하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가끔은 물러설 줄도 알고, 때로는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줄도 아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며 건강히 성장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거야. 앞서 말한 것들은 우리 랄라가 지금도 잘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꾸준히 노력해 준다면 우리 랄라는 아름다운 소녀로, 숙녀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지난해 비해서 랄라가 눈부시게 내면적으로 발전된 모습이 몇 가지 있는데 엄마가 이야기해줄게.

첫째, 우리 랄라의 마음이 몹시 너그러워졌어. 가족들이나 친구나 혹은 미래가 어떤 잘못이나 실수를 했을 때 랄라는 쉽게 이해해줄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 것 같아. 그래서 너무 놀라워. 랄라의 그런 긍정적인 변화가 말이야. 그리고 자랑스럽단다.


둘째, 우리 랄라의 논리적 사고가 한결 예리해졌다는 거야.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생활에 적용하기도 하고, 미래에 있을 일들까지도 랄라가 혼자서 곰곰이 추리해 보기도 하잖니? 이번 여름에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련성을 깨닫고 난 뒤 랄라는 집에서 수돗물과 전기를 아껴 쓰기 시작했고, 심지어 엄마랑 재활용품 바구니까지 만들었잖니?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그런 아이디어를 내고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랄라를 보면서 엄마도 아빠도 오히려 많이 배우고 있단다. 물론 반성도 많이 했어. 가끔은 엄마 아빠가 비겁쟁이가 된 거 같기도 하거든. 좀 부끄럽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작지만 소중한 일들에 랄라만큼 정성과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 같아. 미안. 엄마 아빠도노력할게.

셋째, 랄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히 깊어졌단다. 특히 이집트 문명과 피라미드 그리고 머미에 대한 랄라의 지속되는 관심과 애정은 놀라울 정도야. 그리고 엄마가 좋아하는 Gustav Klimt 와 Vincent van Gogh 화보집을 찬찬히 감상하고 맘에 드는 작품은 스스로 따라 그려보려고 하는 랄라의 용기에도 엄마는 박수를 쳐주고 싶단다.

하지만 랄라야! 엄마가 좋아하는 예술가나 문예가들의 작품만을 너에게 고집하고 싶지 않구나. 왜냐면 세상에는 엄마도 아직 접하지 못한 무수한 문학작품과 예술품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 이다음에 랄라가 열린 사고를 가지고 좀 더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접하다 보면 언젠가 너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글이나 시나 그림이나 음악을 만나게 되는 날이 올 거야. 엄마는 그날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어. 랄라와 함께 예술과 문학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날 말이야.

랄라야.

너의 여섯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너의 건강에 감사하고,
너의 아름다운 영혼과 천진난만한 웃음을 사랑한다.
그리고 너의 엄마 일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고 고백하고 싶구나.

사랑해 우리 랄라.
엄마의 소중한 보물.

우리끼리 하는 말 알지?
엄마는 “Up to Pluto, down to the ocean” 만큼 랄라를 사랑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