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5, 2015

初心

 
 
우리는 성인이 된 후에, 특히 어떤 분야에서 조금씩 두각을 드러낼 무렵, 주위 분들로부터 '초심을 잃지 마라'는 조언을 듣는다. 그리고 우리가 더 나이를 먹고,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을 때도 여전히 '초심을 잃지 마라'는 조언을 해주며 산다.
 
初心이란 무엇일까? 어떤 것일까?

그건 쉽게 말해 첫 마음일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아닐까? 우리가 처음 응아~ 하고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을 때, 부모와 자식 간에 흐르는 경이롭고 감사한 마음의 물결. 어린 시절 산처럼 위대한 분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던 아들의 눈빛.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주님은 우리 엄마라고 확신하는 꼬마의 마음. 처음으로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한 아이의 우렁찬 외침. 설렘과 두려움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입학식에 참석한 일 학년 병아리들의 비장함. 처음 호감을 갖게 된 이성의 손끝을 살짝 스치던 순간의 전율. 웨딩 마치와 함께 서로를 바라보는 신랑 신부의 경건한 신뢰의 눈빛. 처음 내 집 장만을 했을 때의 뿌듯한 행복. 첫 농사를 거두어 드리는 초보 귀농인의 해맑은 웃음.
 
세상에는 많은 수식어가 있지만, 나는 ‘처음’이라는 수식어만큼 큰 울림을 주는 것은 흔치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도 그렇다. ‘첫사랑’은 그 단어 하나만으로 이미 시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되기도 하고, 수필이 되기도 한다. ‘중간 사랑’ ‘끝사랑’이라는 말을 들으면 별 반응이 없다가도, 누군가가 “나의 첫사랑은 말이야...”라고 운을 떼면 꼬마, 학생,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할 것 없이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혹 앞으로 다가올 인연을 떠올리며 누군가의 ‘첫사랑’의 추억여행에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初心을 다시 現心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곁에 있는 누군가가 미워 보인다면, 혹은 나 자신이 너무도 못나 보인다면, 오랫동안 잊고 지내온 그 초심을 다시 찾아와야 할 것이다. 그 때 그 아름답고 경이롭던 첫 마음을 지금의 마음으로 재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再生이 아닐까 싶다.